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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이야기

[육아]잠투정 심한 아기 재우는 법?_수면교육은 꼭 해야하는가?

딸아이가 20개월이 지나가고 있어요. 키우면서 많은 어려움에 부딪쳤고 지금도 잘 헤쳐 나가기 위해 노력하는 중입니다. 가장 큰 어려움 중의 하나는 바로 이었어요.

 

아이를 낳기 전에는 아기 재우기가 이렇게 어려운 건지 정말 몰랐어요. 재우기가 쉽고 밤에도 깨지 않고 잘 자는 아기도 물론 있겠지만 대부분의 아기들은 잠드는 것을 어려워합니다.

 

제 아기도 마찬가지였어요. 잠들 때마다 잠투정이 정말 심해서 꼭 울면서 자야 했고 밤에도 두세 시간마다 깼어요. 아기가 좀 피곤했다거나 스트레스를 받는 날이면 1시간마다 깬 적도 있는데 그때는 제가 좀비가 된 것처럼 힘들었어요.

 

생후 100일 전까지는 오히려 밤중에도 너무 잘 자서 깨워서 수유를 해야 하나 고민하기도 했는데요. 저녁에 그냥 눕혀놓으면 잠이 들었고 한번 자면 6~7시간씩 잤어요. 그때는 다들 효녀라고 했어요. 그런데 정말 딱 100일 즈음 100일의 기적이 아니라 100일의 기절이 찾아오더니 재우는 것도 어렵고 잠도 너무 자주 깼어요.

 

4개월 쯤 수면교육에 관심을 가져서 안눕법, 퍼버법 등을 대해서 찾아봤어요.

 

안눕법 안아주고 잠이 올 것 같을 때 내려놓는다. 울면 다시 들어 올려서 안아주고 내려주는 것을 반복한다.

퍼버법 아기가 울자마자 달래는 것이 아니라 기다렸다가 달래준다.

 

어설프게 알고 시행했던 건지 저의 수면교육은 실패로 끝났습니다.

변명같지만 실패의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요.

 

일단 환경적인 면에서는 아기가 130일이 넘어갈 무렵 미국에서 한국으로 건너가 2주 정도 머물렀습니다. 그때 시차 적응 때문이었는지 아기가 정말 힘들어하고 많이 울었습니다. 한국에 도착해서도 정말 많이 울어서 당일은 제가 계속 안고 자야 했고 미국으로 돌아와서도 밤에 계속 잠을 못 자고 힘들어했어요.

그래서 수면교육을 한국 다녀와서 안정을 적정기간 취한 후 시작했는데 6개월이 넘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시기도 좀 늦지 않았나 싶어요.

 

그리고 제 스스로가 아기를 울리면서 하는 수면교육에 대해 확신이 없었던 것 같아요. 수면교육을 해야 하는가에 대해서 이리 저리 사람들의 의견에 휘둘렸던 것 같아요.

 

그렇게 흔들리는 멘탈 속에서 아기가 1시간 정도 운 적이 있었는데 아기에 대한 걱정, 층간소음에 대한 우려 등이 복합적으로 제 심리를 흔든 것 같아요.

 

결국 그냥 수면교육을 포기하고 아주 오랫동안 안아서 재웠습니다.

16개월까지 안아 재웠어요. 손목이 나가고 무릎이 아팠지만 이미 늦어버린 뒤였어요. 불행 중 다행으로 아기가 작은 편이라 힙시트를 그때까지도 잘 써서 그나마 덜 힘들었답니다.

 

제가 스스로 자초한 면이 크지요. 수면교육에 대해서 어설프게 공부해서 확신이 안 설 바에는 차라리 안 하는 게 나은 것 같아요. 어설프게 했다가 실패해서 아기의 잠투정이 더 심해진 것도 있는 것 같아요.

 

안아 재우는데도 그냥 자지 않고 자기 싫다고 계속 울어서 울다가 지쳐 잠이 들었습니다. 눕혀 재우는 것이 목표가 아닌 울리지 않고 재우는 것이 더 시급한 목표였던 것 같아요.

그래서 더 늦게 재워 보기도 했지만 늦으면 늦는대로 피곤해서 더 보챘던 것 같아요. 아기들은 잠이 오면 자면 되는데 왜 이렇게 안 자기 위해 발버둥을 치는 건지...

그리고 잠이 그렇게 힘들게 들면 밤에 자주 깨는 것도 문제였습니다. 적어도 3시간을 넘겨서 자본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수면교육을 직접적으로 하는 것은 포기하더라도 매우 간접적으로 편안한 잠을 잘 수 있도록 유도하도록 많은 방법을 시도했습니다.

 

미국 미시간 대학교에서 생후 6개월 아기를 대상으로 수면 상태를 관찰했다고 해요.

관찰한 결과 주로 낮에 활동성이 떨어지는 아기들이 밤에 더 많이 보챘다고 해요. 그리고 낮잠을 비교적 많이 자는 아기들이 밤에 더 못 자서 힘들어하고 그 악순환이 반복된다고 합니다.

 

꼭 이 연구내용이 아니더라도 낮에 피곤하게 해야 밤에 잘 잔다는 말은 익히 들어왔는데요.

문제는 그 피곤하게 만드는 정도가 저의 체력을 능가한다는 것이죠. 하루 종일 돌아다니고 가만히 있지 않는데도 밤에 못자니까 말이죠.

 

그래서 딸아이가 잘 걷기 시작한 돌 즈음에는 밖에서 산책을 자주 했습니다. 하루에 3번 정도는 나갔어요. 아침, 점심, 저녁 전 이렇게 계속 걷게 하고 바깥풍경도 보여주곤 했어요. 그래서 그때쯤부터는 잠을 재우는 게 좀 수월해졌던 것 같습니다.

 

보통 자기전 수면 의식으로 목욕을 하고 책을 읽어주다가 눈을 비비면서 칭얼대면 안아서 조용한 노래나 백색소음을 틀어줍니다.

책을 읽어줄 때는 옆에서 같이 누워서 읽어주는데 어느 날은 책을 읽어주는데 뒹굴뒹굴하더니 스르르 잠이 들었습니다. 그 날은 좀 많이 피곤했나봐요.

 

그때부터 눕혀 재우기 위해 노력했어요. 계속 책 읽어주고 토닥토닥해주고......

거의 한 시간 넘게 책을 읽어주었던 적도 많았어요. 책 읽어준다고 같이 조용히 보고만 있지는 않았어요. 가만히 누워있지 않고 일어나서 돌아다녀도 자야 한다고 말하지 않고 그냥 내버려 뒀습니다..

시간이 걸려도 크게 울거나 칭얼대지 않는 이상 계속 책을 읽어주고 뒹굴뒹굴하도록 두었습니다.

그 이후로 눕혀 재우는 날이 점점 많아지더니 16개월부터는 이제 계속 누워서 잡니다. 정말 기적 같은 일이었습니다. 육아 왕들이 보면 16개월까지 안아재운게 말도 안된다고 생각하시겠지만 저한테는 재우는 게 너무 어려운 일이었거든요.

이렇게 누워서 자는 날이 많아지면서 자연스럽게 밤에도 깨지 않고 쭉 자는 아기가 되더라구요.

 

우리 아기를 보면서 강제적인 수면교육이 통하지 않는 아기도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처럼 수면교육이 잘 되지 않아서 힘드신 분들이 있다면 수면교육에 대해 너무 스트레스받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수면교육의 목적이 단순히 아기가 잘 자서 엄마가 편한 것이 아니라 아기가 편안한 수면을 취하도록 하는 데 있다고 생각해요. 그 목적을 이루는 데 있어서 아이의 기질을 고려한 다양한 유도방법을 써보시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수면교육을 직접적으로 하지는 않더라도

 

낮 동안 충분히 활동할 수 있도록 해주기

목욕, 책읽어주기, 노래 들려주기 등으로 적절한 수면 의식 시행하기

 

이 두 가지만 적절히 해주어도 아기가 자라면서 스스로 자는 법을 터득해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