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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생활

한국과 미국 일상 소소한 차이


미국에서 살게 된 계기

 

해외여행도 별로 가본 적도 없는 제가 이렇게 미국에서 3년째 살아가게 될 줄은 몰랐어요.

물론 저 때문이 아니라 남편을 따라온 것이고 정해진 날이 오면 한국으로 돌아갈 예정입니다.

 

처음에는 남편을 따라 미국을 가느냐 아니면 혼자 한국에 남아서 직장을 다니느냐도 정말 고민했습니다.

보잘 것 없는 커리어이지만 나름 열심히 일하는 직장인이었는데 지금까지 해 온 일을 잠시 멈추고 간다는 것도 마음이 편치 않았고 또 저같이 소극적인 성격이 타지에서 잘 적응할 수 있을까 걱정했었죠.

 

그래도 좀 더 멀리 내다보자, 인생은 길다, 지금 당장의 고민보다 미래를 위한 폭넓은 경험을 생각하자 등 뭐 이런 합리화로 마음을 결정했어요.

 

2017년 여름 미국에 도착했을 때 느꼈던 인상이 아직도 떠오릅니다. 워싱턴 덜레스 공항은 정말 많은 사람들로 붐볐고 매우 길었던 입국심사 줄을 통과해 첫 입국심사를 받았을 때는 정말 긴장 되더라구요.

다행히 서류를 잘 가지고 있어서 별 질문 없이 통과는 했지만 꽤 빠른 영어에 못 듣는 말도 많았어요. 한국에서 외국인의 배려영어에 익숙해져 있던 터라 본토 발음은 정말 안 들리더라구요. 가기 전에 나름 영어공부를 한다고 했는데 피곤하다고 빼먹기 일쑤였어요. 열심히 하지 않을 것을 반성했습니다.

 

처음 일주일간은 시차 때문에 헤롱 거리다가 그다음부터는 잠깐 여행 온 것처럼 재밌었는데 여기도 다 사람 사는 곳인지라 나름 익숙해지더군요.

 

제가 미국 처음왔을 때 한국과는 다르다고 느꼈던 인상을 한번 정리해 보았습니다.

 

◈ 공기가 맑고 녹지가 많음

저는 미국 오기 전에 인천 영종도 쪽에서 근무를 했었습니다. 아침에 출근할 때면 미세먼지를 머금은 스모그를 항상 마주쳐야 했죠. 미국 와서 보니 하늘이 정말 맑고 푸르렀습니다. 공기도 더 상쾌하게 느껴지구요. 특히 제가 있는 곳이 미국에서도 중소도시 정도 혹은 시골에 더 가까워 더욱 그랬던 것 같아요.

미드나 영화에서도 많이 봤지만 모든 집들이 잔디와 나무로 둘러 싸여 있는 점도 참 생소한 풍경이었어요. 보기는 좋았어요. 하지만 그만큼 벌레도 많더라구요. 처음에 집에서 쥐를 발견하고 충격 먹고 얼어붙었던 경험도 있죠.

 

◈ 양보가 많은 교통문화/ 도로는 안 좋음.

이것 역시 제가 사는 곳이 시골에 가까워서 더 그렇게 느끼는지도 모르겠는데 운전할 때 양보를 정말 잘하는 것 같아요.

교차로 같은 데서 동선이 겹칠 때 확실히 항상 기다린다는 느낌이 많아요.

차선변경도 그렇구요. 특히 고속도로 진입 시‘내가 기다려줄게, 천천히 들어가’라는 느낌을 받을 때가 많아요.

안 좋은 점으로는 도로가 특히 안 좋다는 것입니다. 비포장도로나 시골길을 얘기하는 것이 아니고 분명 고속도로인데 파여 있다거나 주행 중 중간중간 승차감이 너무 안 좋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제가 주관적으로 느끼는 부분이라고 생각했는데 어딘가에서 미국은 도로 중간에 움푹 파인 곳이 있어서 큰 차를 타야 한다는 글을 보고 다른 사람들도 느끼는 부분이구나 하고 생각했어요.

기타 교통 문화로는 비보호와 stop sign이 많다는 것이고 주차공간이 정말 넓어서 주차하기가 참 편하다는 것입니다.

stop sign의 경우 3초 정도는 아주 멈췄다가 가야한다고 해요. 남편이 겪은 일인데 아주 멈추지 않고 속도를 최대한 낮추었다가 지나갔는데 경찰이 불러 세웠다고 해요. 매우 엄격하게 단속하는 것 같았어요.

 

◈ 카펫 문화

마루로 되어 있는 집도 많지만 미국 집에는 보통 카펫이 깔려 있습니다. 저는 이게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아요. 청소가 제대로 안 되거든요. 진공청소기를 아무리 돌려도 먼지가 계속 나옵니다. 미국에서 dyson 청소기가 나온 이유와 인기 있는 이유를 깨달았어요. 다이슨처럼 강력한 청소기가 있어야 그나마 먼지를 많이 제거할 수 있는 거죠.

저는 20개월 딸아이를 키우고 있는데 하루에 한번 이상은 우유도 쏟고 과자도 쏟아요. 카펫에 우유가 스며드는 것을 보면 스트레스 받았는데 하도 그러니까 요즘은 그러려니 하고 물티슈로 최대한 빨리 닦아요.

이렇게 청소하기 힘든 카펫인데 거기다가 또 신발을 신고 다니다니... 저는... 이 부분은 정말 받아들이기가 힘들어요.ㅎㅎ

그래도 살다 보니 나름 카펫도 장점이 있긴 해요. 겨울에는 나름 따뜻하고 그리고 아이가 넘어져도 잘 다치지 않아서 다행입니다. 바닥난방이 안 되기 때문에 히터를 틀어도 방안 공기가 따뜻하게 느껴지지가 않는데 카펫이 있어서 그나마 나은 것 같아요.

 

◈ 건식화장실

요즘은 한국에서도 건식 화장실을 많이 쓰시더라구요. 물이 바닥에 있지 않고 미끄럼을 방지할 수 있는 것이 최대 장점인 것 같아요. 하지만 역시 물청소를 시원하게 못하는 게 아쉬워요. 바닥은 방처럼 청소하면 된다지만 변기 같은 경우 물청소를 하고 싶은데 못해요.

그냥 화학세제로 닦고 물티슈로 마무리합니다. 화학세제가 발달되어 있어 청소하기는 편한데 제 성격상 찝찝함을 지울 수는 없더라구요.

카펫 문화도 그렇고 건식 화장실도 그렇고 청소를 좀 확실하게 하고 싶은데 못하는 점이 걸려요. 말하고 보니 왠지 제가 청소에 집착하는 것 같은데 미국 와서 많이 체념하고 살고 있어요.

 

◈ 기타 소소한 일상

탄산음료가 정말 싸더라구요. 올해 한국에서 콜라 1.5리터 한 병에3400원에서 3600원으로 오른다는 기사를 봤어요. 그날 미국 마트에 갔는데 콜라 1.5리터를 77센트에 팔고 있었어요.

그날따라 세일하는 것일 수도 있는데 너무 차이 나는 것 아닌가요? 미국인 비만의 원인이 여기에 있는 것 같아요.

외식비가 꽤 비싼 편이라고 생각해요. 식재료 가격은 한국보다 저렴한 것 같은데 인건비 때문인지 팁까지 고려하면 꽤 외식비가 비싸요.

 

이상 미국에 와서 느꼈던 인상에 대해서 정리해보았어요.

미국이든 한국이든 장단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다음에는 미국에 와서 그리워진 한국의 장점에 대해서 얘기해보고 싶네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