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만 24개월이 되었을 즈음에 어린이집 적응을 시작했어요.
제가 판단할 때 딸아이가 낯가림이 심하고 겁도 많아요.
그래서 일을 미루고 조금 더 데리고 있어야 하나 심각하게 고민도 했습니다. 아이와 일을 저울에 올려두고 고민한다는 것이 나쁜 엄마인 것 같지만 현실세계에서는 어쩔 수 없는 것 같아요.
현실적인 부분도 있지만 아이의 언어가 점진적으로 늘고 있어 그런 면에서 보내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아직 어리긴 하나 의사표현이 어느 정도 되니까 적응하는데 큰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했어요.
저는 아이의 기질 특성상 적응 기간을 길게 가지기를 원했어요. 그래서 복직 3달 전부터 적응을 시켜서 스트레스를 덜 받으면서 시작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1주차 | 9:00~10:00 엄마와 함께 1시간 지냄 |
2주차 | 9:00~11:00 엄마와 분리되어 2시간 지냄(한 건물 다른 공간) |
3주차 | 9:00~12:30 시간을 좀 더 늘림. 점심먹고 하원 |
4주차 | 9:00~16:00 정상적으로 등하원(통학차 이용) |
약 4주에 걸쳐 적응 기간을 가졌어요. 4주 차에는 정상적으로 통학했으니까 3주 정도 걸린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더 길게 적응기간을 가져야 할 거라고 예상했는데 제 생각보다는 빨리 적응한 것 같아요.
첫날은 사람들이 많아서 어색했는지 거실에서는 괜찮았는데 교실에 들어가니 집에 가자고 얘기하며 계속 울었어요.
다시 거실로 나와서 토닥토닥 해주고 담임 선생님께서 계속 놀아주시고 저도 옆에서 같이 맞장구 쳐주고 해서 곧 울음을 그치고 잘 놀았습니다.
그렇게 첫날만 좀 울고 첫 일주일은 생각보다 울지 않고 잘 놀았습니다. 아마도 엄마가 옆에 있어서 안심이 되었던 모양이에요.
2주 차에는 아이가 교실에서 놀고 저는 거실에 나와 있기로 했습니다. 처음에는 계속 나와서 엄마를 확인하고 그랬는데 점차 적응을 하는 것 같아 수요일쯤에는 아예 밖에 나와서 차에서 기다렸어요.
정말 다행히도 전혀 울지 않고 잘 놀았다고 해요. 그래서 제가 이 아이를 너무 아기로만 걱정했나라는 생각도 들었어요.
그렇게 점점 시간을 늘려 지금은 4시까지 어린이집에서 잘 지내고 있습니다.
어린이집을 다녀오면 친구들 얘기도 해주고 뭐했는지 이야기도 해줍니다. 아주 자세하게도 못하지만 간단하게 말해줍니다. 약 한 달에 걸쳐 점진적으로 적응을 시키니 전혀 울릴 필요도 없이 아이가 잘 다니게 되었습니다.
엄마랑 어린이집을 약 2주 정도 다녀서 오히려 여기에 익숙해지면 어떡하나 걱정했어요. 하지만 계속 엄마는 어린이집에 같이 안 가는 것이라고 설명해준 것이 먹혔는지 울거나 떼쓰지는 않았어요.
어딜 가든 엄마한테 꼭 붙어 있고 낯선 사람을 경계하는 아이인데 어린이집에 생각보다 잘 적응해서 놀라웠어요. 선생님의 노력도 영향이 컸던 것 같아요. 그리고 처음에는 엄마가 지켜볼 수 수 있게 어린이집에서 배려해 주신 것에 감사하고 있어요. 학부모가 있으며 사실 불편할 수도 있을 텐데 말이죠.
그리고 어린이집에 가는 것에 대해 항상 이야기해주고 알아듣든 못 알아듣든 엄마가 곧 회사에 간다는 것을 꾸준히 얘기해 주었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에는 월요일에 어린이집에 가기 싫다고 하더라고요. 어린이집이 싫다기보다는 마치 성인들이 월요병을 겪는 것과 비슷한 심리상태인 것 같았습니다.
그럴 때면 그냥 데리고 있을까 싶다가도 지금까지 적응했던 것이 흐지부지 될 것 같아 달래서 보냈답니다.
한 이틀은 울면서 통학차를 타야했답니다.
다행히 어린이집에서는 울지 않고 또 잘 논다고 해요. 여러가지 놀이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또 집에 없는 장난감들도 많다 보니까 정말 감사하게도 아이가 즐거워 하는 것 같습니다.
검색을 해보니 아이들도 꼭 어린이집이 싫어서라기 보다 귀찮아서 가기 싫은 경우도 있다고 해요. 집에서는 자유롭고 편한데 어린이집은 규칙과 질서를 지켜야 하니까요.
처음에 두 돌 아기를 보내는 것이 더 어린 아기를 보내는 것보다 훨씬 적응시키기 어렵다는 말을 자주 들었습니다. 아주 어린 8, 9개월의 아기는 잘 모르니까 오히려 적응이 쉬운데 두 돌 때쯤 되면 그래도 어느 정도 눈치가 생긴 터라 적응이 더 힘들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매우 걱정했지만 오히려 말을 알아들을 나이라서 계속 설명해주고 설득하니까 울리지 않고 적응시킬 수 있었습니다.
어린이집을 처음 보내게 되면 마음이 정말 아프실 거에요. 저도 그랬으니까요. 울어도 마음 아프고 울지 않고 잘 적응해도 그 씩씩함에 애잔한 마음이 생기더라구요.
우리 아이가 처음으로 내 품을 떠나서 사회생활을 하는 거니까요.
오은영 박사님께서 육아의 목적은 아이의 독립에 있다고 하시더라구요.
어린이집 생활을 잘 적응시키는 것도 아이의 독립성에 큰 영향을 끼친다고 생각해요.
아이가 어린이집에 적응하는 것을 힘들어해도 따뜻한 마음으로 품어주면서 천천히 시간을 가지다 보면 곧 씩씩하게 다닐 수 있을 것입니다. 아이들은 생각보다 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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